동네 지인들과 시작한 경제 공부가 어느덧 6개월이 되어간다. 독서모임까지 생각하면 1년 반이 넘었다. 경제 서적도 찾아 읽고, 유튜브도 찾아보고, 유명하다는 램군의 강의도 들어보고, 호갱노노도 살피고, 월부 카페도 기웃거려봤다. 그렇게 한 달에 두 번 만나면서 이젠 임장이란 걸 한번 가보자는 의견이 나와 드디어 우리의 첫 임장이 시작되었다. 구리 토평동 대장 아파트인 토평동 대림E편한세상, 신명아파트.
1. 사전조사
- 호갱노노와 네이버 부동산을 이용하여 토평동 일대의 아파트 시세와 대장 아파트 찾아본다.
- 84(33평)를 기준으로 잡고 토평동 일대의 아파트 시세를 비교한다
- 대장 아파트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이유를 찾아본다
- 대림E편한세상, 신명아파트 세대수, 건축 연도, 학군, 주변 상권, 교통 등등 분석하여 입지를 파악한다
- 몇 곳의 부동산에 미리 전화하여 방문 예약을 잡는다
2. 임장
- 주변에 상권이나 교통 학군이 어떻게 형성되어있는지 걸어 다니며 확인해본다
- 혐오시설이 없는지도 확인한다
- 주된 상권과 내가 점찍은 아파트에서의 도보 거리들을 확인해본다
- 부동산을 정하여 본격 임장 시나리오를 짠다.( 아이들 학교를 이유로 들면서 이사를 계획 중이라 설정했다/ 갭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고도 더불어 이야기한다)
3. 임장 시 알게 된 점
토평동 신명아파트와 대림E편한세상 아파트는 모두 2001년 입주한 아파트로 20년이 넘었다. 구 아파트 느낌이지만 10억이 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서울지역이 코로나 이후 급속도로 올랐다가 2022년 들면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이 두 아파트는 아직까지 크게 가격이 빠지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이야기로는 현재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가격 형성이 안된 것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살다 보니 급매도 안 나오는 듯하다고 한다.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는 것은 대체로 급매로 나오는 아파트가 기분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명아파트 매매 가격이 12억으로 형성되어있는데, 최근 급매로 10억에 팔리는 경우가 발생하였다고 보자. 물론 12억을 고수하는 집주인들이 많겠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온라인상에 공개된 매매 정보를 한 번쯤 들여다보고 갔을 가능성이 크기에 10억이라는 실거래 가격이 뇌리에 박히게 된다. 그럼 12억에 사려고 하지 않고 깎으려고 들것이다. 12억은 팔려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이지 사려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은 아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가격 흥정이 이루어지고 매매 가격은 12억이 아닌 10억과 12억 사이로 형성되게 된다. 그런 식으로 급매가 자꾸 나오면 가격은 차츰 떨어지기 마련이다.
거꾸로 상한가를 치는 경우엔 최고가로 매매한 것이 기준이 되어서 점차 가격이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침체기에 있기에 급매로 나오는 아파트의 가격을 잘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신명아파트, 토평대림E편한세상 급매가 없다. 부동산 주인조차 지금은 집을 사는 시기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이유는 대출 이자가 8%에 육박, 집값이 고점을 찍고 빠지고 있는 시기, 전국적으로 미분양 소식이 들림,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지금보다 더 풀릴 가능성이 높음.이라고 한다.
이런 시국에 40대 여자 4명이 아침부터 집을 보러 다니니, 부동산 주인들이 얼마나 웃기게 봤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사장님들 하나같이 아주 친절하게 응대해주었다. 가는 곳마다 공실인 집을 보여주었고, 현재 부동산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셨다. 하루에 손님 한 명 만나기가 힘든 요즘이기에 부동산 사장님들도 우리가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잘해주신 것 같다. 임장을 다니려면 침체기에 가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오늘 본 아파트
- 토평동 대림E편한세상: 102동 15층 공실 입주 당시 모습 그대로였고 내부 수리를 전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집 구조 역시 옛날식이라 수납공간이 부족했고, 주방과 거실의 분리로 조금 답답하게 보이기도 했다. 멀리 롯데타워와 한강이 보이고 남향으로 앞에 가리는 것이 없어 따뜻하고 탁 트인 것이 좋았다. 바로 옆에 장자 연못이 있다는 점이 이점이고, 초중고가 근처에 있으며 8호선 토평역이 공사 중에 있다. 현재 11억 3천만 원으로 호갱노노에 대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8동이 로얄동이라고 한다.
- 신명아파트: 301동 5층 집주인이 살려고 올수리 한 집이다. 구축 아파트지만 6000만 원 들여서 온 집을 다 고쳤기에 신규 아파트 느낌이었다. 주방이 다소 좁은 느낌이 있지만 뒷베란다가 꽤 커서 팬트리로 이용이 가능할 것 같았다. 냉장고 자리가 비좁아 베란다 나갈 때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붙박이 장을 만들어넣긴 했으나 신축 아파트에 비해 수납공간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멀리 롯데타워가 보이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아파트 화단에 심어둔 나무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닐하우스가 보이지 않아서 조망은 먼저 본 15층보다 좋은 편이다. 앞에 막히는 건물이 없어서 남향으로 앉은 집이 더 따뜻한듯했다. 6억에 이미 전세 거래가 완료된 집이다. 현재 전세 가격은 5억 미만이라고 한다.
갭 투자할 시기는 아니다.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이 50프로 이하로 떨어져 버린 상황이다.... 경기침체, 부동산 침체
그래도 공부는 계속할 예정이다. 언젠가 "지금!"이라는 시기가 올 것을 알기에.